바다는 인간에게 무엇인가?
바다를 대하는 인간의 태도는 단순하지 않다. 양면적인 감정이 끊임없이 교차한다.
사람들은 바다가 멀리 보이면, 눈과 입에 행복을 가득 담는다. 대개는 바다를 향해 달려간다. 환호와 함께... 하지만, 정작 바다에 가까와 지면 달리던 발걸음은 점차 느려진다. 뛰던 발 걸음이 걷기로 바뀌고, 걷다가 어느 순간 바다 앞에 멈춘다. 많은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전진하지 않는다. 파도가 해변을 밀고 들어오면 이제는 뒷걸음을 친다. 바다가 만들어낸 육지와 바다의 경계선 바로 밖에서 바다 주변을 배회한다. 그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육지와 바다의 경계선을 넘는데는 어떤 형태로건 용기가 필요하다.
이들 중 어떤 사람은 이 경계선을 넘고 어떤 사람은 결국 넘지 않는다. 경계선을 넘어 바다로 뛰어든 사람들의 얼굴은 바닷가 경계에 서서 바다를 엿보는 사람들 처럼 평화롭고 행복한 표정과는 다소 다른 표정이 담긴다. 다소 긴장되고 흥분된 얼굴로 물에 들어가곤 한다.
이들 중 발이 닫지 않는 곳까지 더 바다에 가까워 지면 얼굴에는 행복한 표정보다는 진지함이 가득하다.
문학속에서도 바다는 사랑하면서도 막연히 두려워하는 대상이 대부분이다. 흥미로운 건, 시 속에서는 바다를 대개 사랑스러운 존재, 마치 엄마와 같이 표현하곤 한다. 반면에, 소설 속에 바다는 대부분 무섭고 두려운 존재이다. 또, 시 속에 바다는 대개 바닷가에서 바라본 시인의 눈에 비친 바다인 경우가 많기에, 시집은 밝고 가벼운 노래로 가득 차 있다. 반면에 소설속의 바다는 바다 한가운데 들어간 인간의 눈에 비친 바다이어서 인지, 책안에는 두려움과 경외감이 가득 넘쳐 흐르곤 한다.
나 역시 바닷가에서, 또는 해변에서 수영을 하던 시절에 나 역시, 바다로 부터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바닷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내가 만난 바다는 전혀 새로운 곳이었다. 말로 표현이 불가능하지만, 굳이 표현하자면 또 하나의 세상. 파란 공기로 가득 찬, 잊고 있던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닌, 내가 오래전 떠났던 서 만난 는 엄마 같지 않다. 오히려 아버지같은 느낌이다. 존경하고 사랑하지만, 때로는 무서운 존재이다.
바다속에 여러번 들어가다 보니, 바다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또 하나의 세상. 같은 지구에 있지만, 인간이 들여다보지 않았던 잊혀졌던 또 하나의 세상.
오늘도 바다를 그리워하다, 이 글을 적고 있다.
이 생을 살아오면서 등에 더욱 많은 것들을 이고 지게 되었다. 가끔 이 짐들을 모두 내려 놓는 그 날을 꿈꾸지만, 나는 안다. 내 스스로 이 짐들을 결코 내려놓지 못할 것을.
이 짐들을 잠시 내려 놓기 위해, 오늘도 푸른 바다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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